폴더블폰 하면 다들 ‘접히는 유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그 유리 하나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는 제품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유리라도 주변에서 온도·습도 변화와 미세한 조립 오차를 흡수해주지 못하면 결국 주름이나 파손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방어막’을 만드는 국내 기업, 아이씨에이치가 최근 삼성전자 폴더블 신제품 공급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주식이야기에서는 이 회사가 정확히 무엇을 만들고, 왜 삼성과 애플 양쪽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1. 아이씨에이치, 무엇을 공급하나

코스닥 상장사 아이씨에이치(368600)는 첨단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점착 코팅과 박막화, 다층 구조화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용 소재·부품을 만듭니다. 이 회사는 최근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8, 갤럭시Z폴드8 울트라, 갤럭시Z플립8에 노이즈 차단과 완충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소재를 양산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급 제품은 무선주파수(RF)·전자파간섭(EMI) 차폐 가스켓과 고기능성 폼(Foam) 소재로, 모델 하나당 최대 4곳에 적용됩니다.
2. 왜 이 작은 소재가 폴더블폰의 완성도를 좌우할까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히는 구조를 얇은 두께 안에 구현해야 하다 보니, 내부 공간이 극도로 제한되고 부품이 들어가는 틈새도 매우 좁고 정밀합니다. 아이씨에이치가 공급하는 폼 소재는 유리 모듈 주변의 이런 틈새를 채워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접촉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삼성전자가 이번 폴드8에 강화유리 두께를 조정하고 티타늄 필름, 신규 광학투명접착제(OCA)까지 함께 적용하며 주름 문제 해결에 공을 들인 것도, 유리 하나만으로는 완성도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폴더블폰의 내구성은 유리, 필름, 접착제, 완충 소재가 함께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결과물인 셈이고, 아이씨에이치는 그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 내부의 연산량이 폭증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 노이즈를 제때 배출하지 못하면 통신 지연이나 터치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씨에이치의 RF·EMI 차폐 가스켓은 이런 노이즈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AI 기능이 강화될수록 오히려 이 회사 부품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구조입니다.
3. 삼성뿐 아니라 애플까지 — 양 진영 모두에 들어간 흔치 않은 공급사
이 회사가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올가을 공개되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도 폴리에틸렌폼을 공급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애플 진영 내에서 유일한 공급사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아이씨에이치는 지난 2023년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5 시리즈에 처음 PE폼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았고, 그 트랙레코드가 이번 애플의 첫 폴더블 프로젝트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정 고객사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축인 삼성과 애플 모두에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는 건, 그만큼 기술력이 검증됐다는 방증인 동시에 특정 고객사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4. 실적 턴어라운드와 맞물린 타이밍
이번 공급 확대 소식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회사의 실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씨에이치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신제품 3종과 애플 첫 폴더블폰이라는 대형 고객사의 신규 양산 물량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이 물량이 하반기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갈 새로운 매출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모바일 소재 사업을 안정적인 기반으로 삼는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자동차 전장, 피지컬 AI 등 신성장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투 트랙(Two-Track)’ 성장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검증된 모바일 소재 기술력을 다른 산업으로도 넓혀가겠다는 구상입니다.
5. 투자자가 유의할 점
다만 이런 공급 확대 소식에 접근할 때 몇 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공급을 시작했다’는 소식과 그 물량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부품 하나당 단가와 공급 물량, 그리고 최종적으로 삼성과 애플의 폴더블폰이 시장에서 얼마나 팔리는지에 따라 실적 기여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여전히 대형 고객사 두 곳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스마트폰 제조사의 폴더블 라인업 판매 실적이 아이씨에이치의 실적과도 밀접하게 연동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6. 마무리
아이씨에이치의 사례는 화려한 완제품 브랜드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소재 하나가 제품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전형적인 밸류체인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삼성과 애플 양쪽 모두에서 검증받은 기술력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실적 흐름이 맞물리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신규 공급 소식에 따른 단기 주가 반응과, 이 물량이 실제로 만들어낼 하반기 실적 사이에는 시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나올 분기 실적을 통해 이 성장 스토리가 숫자로 확인되는지 지켜보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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