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내볼게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는 뉴스가 뜨면, 주식시장에서 가장 먼저 빨간불(하락)이 켜지는 종목은 어떤 유형일까요? 삼성전자 같은 대형 우량주? 은행주? 아니면 최근 몇 년간 급등했던 AI·바이오 성장주?
정답은 대체로 ‘지금 당장 돈을 못 벌지만, 먼 미래의 큰 이익을 기대하고 사는 주식’입니다. 오늘 주식이야기에서는 금리가 오를 때 왜 어떤 주식은 유독 크게 흔들리고, 어떤 주식은 상대적으로 덤덤한지 그 구조적인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1.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이 왜 흔들릴까

금리 인상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할인율 효과입니다. 주식의 이론적 가치는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인데, 이때 사용하는 할인율이 바로 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더 낮게 평가됩니다. 특히 이익 실현 시점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회사일수록 이 타격이 큽니다.
둘째, 자금 조달 비용 상승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납니다. 부채 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이익이 이자 비용에 잠식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셋째, 자금 이동 효과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의 매력이 높아집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다 보니, 특히 변동성이 큰 성장주부터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2. 금리 인상 시 하락 위험이 큰 주식 유형 6가지
① 고성장·고밸류에이션 성장주 (특히 적자 기업)
아직 뚜렷한 이익을 내지 못하지만 ‘미래 성장성’을 근거로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인정받는 종목들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그룹입니다. 미래 이익의 비중이 클수록 할인율 상승에 따른 가치 하락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AI, 2차전지 등 신산업 초기 단계 종목들이 대표적입니다.
② 리츠(REITs)·부동산 관련주
리츠는 배당 수익률을 무기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상품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채권 금리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츠의 배당 매력이 희석됩니다. 실제로 2023년 대부분 기간 동안 유틸리티 및 부동산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이 전체 시장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기에 리츠는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구조가 많아, 금리 상승이 곧바로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이중고도 있습니다.
③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
건설, 항공, 해운처럼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부채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금리 인상에 특히 취약합니다. 매출이 그대로여도 이자 비용만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④ 고배당주 (특히 유틸리티주)
전력, 가스처럼 안정적인 배당을 무기로 삼는 유틸리티주도 리츠와 비슷한 이유로 타격을 받습니다. ‘배당 수익률 vs 예금 금리’를 저울질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금 금리가 오를수록 굳이 주가 변동 위험을 감수하며 배당주를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듭니다.
⑤ 내구재·경기소비재 관련주
자동차, 가전, 가구처럼 대출을 끼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내구재 업종도 영향권입니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할부·리스 부담이 커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쉽고, 이는 곧 관련 기업의 매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⑥ 성장주 중심의 기술주 ETF·펀드
개별 종목이 아니더라도, 나스닥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ETF나 펀드는 금리 인상기에 지수 전체가 출렁이는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표로 정리하는 ‘금리 민감도’

| 유형 | 대표 업종 예시 | 하락 압력이 큰 이유 |
|---|---|---|
| 고성장 적자 기업 | 바이오, 초기 단계 AI·테크 | 미래 이익 할인폭이 커서 밸류에이션 타격이 큼 |
| 리츠·부동산 | 상장리츠, 부동산 개발사 | 배당 매력 희석 + 대출 이자 부담 증가 |
| 고부채 기업 | 건설, 항공, 해운 | 이자 비용 증가로 순이익 감소 |
| 고배당 유틸리티 | 전력, 가스 | 예금·채권 대비 배당 매력 상대적 하락 |
| 내구재·경기소비재 | 자동차, 가전, 가구 | 할부·대출 부담 증가로 소비 위축 |
| 성장주 중심 ETF | 나스닥 성장주 ETF | 구성 종목 전반의 밸류에이션 조정 |
(위 분류는 일반적인 시장 분석에서 통용되는 경향성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은 업종 특성, 재무 구조,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그런데, 금리 인상이 항상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곧바로 증시 전체의 악재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리 상승은 통상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주식시장이 오히려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오르는 배경이 ‘건강한 경기 회복’인지, 아니면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지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는 국면에서는 앞서 언급한 업종들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한국 증시가 성장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사례가 있었고, 리츠 역시 낮은 금리와 개선된 성장, 할인된 밸류에이션에 힘입어 반등이 전망되는 흐름이 관찰됐습니다.
즉 금리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금리가 오를 때는 먼저 빠지고 내릴 때는 먼저 반등하는 ‘양방향 민감도’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투자자가 짚어봐야 할 포인트
- PER이 높다고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다. 다만 이익 실현 시점이 먼 미래에 몰려 있을수록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 부채 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을 함께 확인하자. 같은 업종이라도 부채 구조가 건전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금리 인상기에 완전히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 금리 인상의 ‘원인’을 함께 살펴보자.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 인상인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인지에 따라 시장 전반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주제의 핵심은 ‘어떤 종목이 제일 먼저 떨어지느냐’를 맞추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유한 종목이나 관심 있는 종목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미리 파악해두는 데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금융 이론과 공개된 시장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최신 시장 상황과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 전문가 상담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신중하게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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