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싸게 산 줄 알았는데”
알리 천원마트에서 사서 ‘되팔이’ 물건
기본 ‘5배 이상 뻥튀기’ 해서 파는 제품이 다수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제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사진의 공구 세트의 가격은 2만원. 이 제품은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었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얼마에 판매되고 있을까?
해당 제품은 ‘렌치 세트 자동차 공구 스크루 드라이버 및 비트 래칫 토크 퀵 렌치 스패너, 소켓 키 핸드 툴, 46개’로 알리익스프레스 천원마트에서 단돈 5천원에 판매 중인 제품이었다. 이마저도 최초 구매나 할인가격에 구매하는 경우에는 2천원 이하로 구매 할 수 있다. 배송료는 당연히 없다. 따라서, 당근마켓에 올라온 가격은 정가의 4배에 판매 중인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중고로 둔갑하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나 태무, 타오바오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러한 꼼수 리셀(되팔기)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 날이 따뜻해지면서 당근마켓 뿐 아니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에는 등산스틱, 스포츠 용품 등의 판매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만원에서 이만원선.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은 알리에서 5천원 이하에 판매되고 무료배송까지 해주는 제품들이다. 이것을 모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최소 2배에서 많게는 10배 비싸게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직구 사이트에 대한 정보가 없는 대부분의 나이든 세대는 바가지를 쓰는지도 모르고 구입하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천원마트에서는 상품을 3개 이상 구매하면 일주일 안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를 악용하여 다수의 명의로 대량 매입해서 전문적으로 되팔이 하는 ‘전문 되팔이꾼’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3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소형 제품들의 경우에도 알리에서 10분의 1가격에 구매가 가능하여 이러한 제품들이 주로 타겟이 되었다. 몇 개만 판매해도 물건을 구입하는데 든 비용을 모두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본인 돈은 들어가지도 않는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이 물건을 직구해서 되파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 행위’ 이다. 일반적으로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150달러 이하인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목록통관으로 분류되어 세금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무관세 물건을 되파는 행위는 관세법상 밀수입죄(제269조)나 관세포탈죄(제270조) 등에 해당한다. 적발되는 경우 세관 통고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이 될 수 있다. 특히, 관세포탈죄는 3년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 될 수 있다.
하지만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를 구분하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 거래는 많지만 이를 단속할 인력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가 800만명을 돌파하고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량이 많아지고 있다. 되팔이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피해를 입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